한국 사회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왜요?(Why?)"입니다. 명절에 왜 굳이 모여서 전을 부쳐야 하는지, 왜 결혼식에는 축의금을 내야 하는지, 왜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무조건 져줘야 하는지.
이 당연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왜 그래야 하죠?"라고 묻는 순간, 돌아오는 것은 논리적인 답변이 아니라 "어디서 말대꾸야!", "남들 다 하니까 그냥 해!"라는 호통입니다.
관습(Custom)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생각하기를 멈춘 사람들. 오늘은 논리 없이 맹목적으로 따르는 '관습'이 왜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왜 그들은 질문 앞에 분노하는지 그 불편한 진실을 파헤쳐 봅니다.
1. 관습은 '유통기한 지난 통조림'이다
우리가 "원래 그런 거야"라고 믿는 대부분의 관습은 수백 년 전, 혹은 수십 년 전의 상황에 맞춰 만들어진 생존 방식이었습니다. 그때는 맞았을지 몰라도, 스마트폰을 쓰는 지금은 틀린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이 '유통기한 지난 가치관'을 버리지 못합니다. 왜냐고요? 그게 편하거든요. 새로운 상황에 맞춰 "이게 옳은가?"를 고민하고 판단하는 것은 뇌에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 일입니다. 반면, 남들이 해왔던 대로 그냥 따르는 것은 '뇌의 에너지 절약 모드'입니다. 즉, 관습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생각의 게으름'일 뿐입니다.
2. "왜냐고 묻지 마, 나도 모르니까" (분노의 심리학)
관습을 따르는 사람에게 "왜 그렇게 하세요?"라고 물으면, 그들은 왜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낼까요? 질문자가 예의가 없어서일까요? 아닙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그 분노의 원인은 '들켰다는 수치심'입니다. 질문을 받는 순간, 그들 스스로도 깨닫게 됩니다. "어? 그러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나도 이유를 모르네?" 자신이 주체적으로 선택한 삶이 아니라, 그저 남 눈치 보며 맞춰 살아온 '줏대 없는 인생'이라는 사실이 질문 하나에 발가벗겨진 것입니다. 그 쪽팔림을 감추기 위해 그들은 가장 쉬운 방어기제인 '화'를 선택합니다.
3. '중간만 가자'는 비겁한 주문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종교는 기독교도 불교도 아닌 '눈치교'입니다. "남들 하는 만큼만 해",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런 말들은 집단에서 튀지 말고, 비논리적인 관습이라도 군말 없이 따르라는 압박입니다.
자신의 취향과 논리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우리는 '이기적'이라거나 '특이한 애'라고 매도합니다. 하지만 진짜 비겁한 것은 내가 왜 이 행동을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다수에 묻어가려는 태도가 아닐까요?
4. '생각'하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의 소설가 폴 부르제의 명언입니다. 지금 당신이 따르고 있는 그 관습들, 정말 당신의 머리에서 나온 논리입니까, 아니면 그저 "원래 그런 거니까" 물려받은 습관입니까?
과거의 망령인 관습이 당신의 현재를 갉아먹게 두지 마세요. 남들이 다 예라고 할지라도, 내 논리에 맞지 않으면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진짜 어른입니다.
[마무리] 불편한 질문을 던지세요
오늘 누군가가 당신에게 "원래 그런 거야"라고 강요한다면, 용기를 내어 되물어보세요. "도대체 그 '원래'가 언제적 원래입니까?"라고요. 비록 욕을 먹을지언정, 그 질문 하나가 당신을 '관습의 좀비'에서 '깨어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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